솔직히 말하면, 저는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그냥 아이들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.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2001년작 은 열 살짜리 소녀가 이세계에 떨어져 돌아오는 이야기인데, 그 과정이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성인동화 한 편을 읽은 것 같은 묘한 무게감을 남깁니다. 제가 이 작품을 다시 꺼내 든 건 어른이 된 이후였고, 그제야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.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세계로 빨려 든 치히로, 그 시작이 섬뜩한 이유영화는 평범한 이사 장면으로 시작합니다. 부모님과 차를 타고 달리다 낯선 터널 앞에 멈춰 서게 되는 치히로. 저는 이 장면에서 이미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는데, 그게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불안감이었습니다. 터널..
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, "아는 사람 같다"는 느낌 하나로 서로를 알아본다. 영화 는 그렇게 출발합니다.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면 저는 이상하게 달달한 영화가 당깁니다. 그런데 이번엔 단순히 달콤하기만 한 영화가 아니라, 이별을 성장으로 읽어낼 줄 아는 영화를 만났습니다. 만약에 우리 한국로맨스, 신파에서 성장 서사로한국 로맨스 영화는 오랫동안 신파(新派) 코드에 기대왔습니다. 여기서 신파란 과도한 감정적 자극, 즉 죽음이나 불치병, 계층 갈등 같은 설정으로 관객의 눈물을 유도하는 서사 방식을 가리킵니다. 솔직히 저도 한때는 그게 로맨스의 공식인 줄 알았습니다. 남녀 중 한 명이 죽거나, 가슴이 찢어지는 이별로 끝나야만 '진짜 사랑 이야기'인 것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.그런데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