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전체의 35.5%를 넘어섰습니다(출처: 통계청).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그냥 지나쳤습니다. 그런데 에드워드 양 감독의 2000년 작 을 보고 난 뒤에는, 그 숫자가 갑자기 다르게 읽혔습니다. 하나 그리고 둘 대만 가족 서사가 건네는 것들처음 이 영화를 틀었을 때 일본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. 정적인 화면 구성, 일상을 천천히 응시하는 시선, 감정을 최소한의 대사로 전달하는 방식이 어쩐지 오즈 야스지로 계열의 느낌을 풍겼기 때문입니다. 그런데 극 중반쯤 되어서야 이게 대만 영화라는 걸 인식했습니다. 어린 시절 홍콩 영화를 꽤 챙겨봤다고 생각했는데, 막상 대만 특유의 정서 앞에서는 생경함을 느꼈습니다.은 대만의 중산층 가족 지앙 씨 일가를 중심으로, 할머니부..
아버지와 크게 다투고 몇 달씩 연락을 끊어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, 테렌스 맬릭 감독의 《트리 오브 라이프》(2011)가 단순한 영화로 보이지 않을 겁니다.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, 스크린 속 아버지의 얼굴이 낯설지 않았습니다.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는 갈등과 화해, 그 안에서 조금씩 달라지는 사람들. 이 영화는 그 이야기를 아주 천천히, 그리고 깊게 건드립니다. 트리 오브 라이프 가족 갈등,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《트리 오브 라이프》는 1950년대 미국 텍사스의 한 가정을 배경으로 합니다. 장남 잭은 성인이 되어서도 아버지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.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아버지는 권위주의적 훈육자(authoritarian parent)로 묘사됩니다. 여기서 권위주의적 훈육자란,..
《보이후드》는 실제 배우들과 12년을 함께 촬영하며 완성한 영화입니다.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저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. 한 아이의 6세부터 18세까지를 같은 배우로 담아냈다는 것,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실감이 됐습니다. 보이후드 빈둥지증후군, 미국 엄마도 예외가 아니었다일반적으로 미국 부모는 자녀를 독립적으로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. 저도 그렇게 믿어왔습니다.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 믿음이 조금 흔들렸습니다.영화 속 어머니 올리비아(패트리샤 아퀘트 분)는 자녀 둘을 대학에 보내던 날, 눈물을 쏟으며 이렇게 말합니다. "이제 내 삶이 끝난 것 같다"고. 제가 직접 이 장면을 봤을 때 예상 밖이었습니다. 저는 미국 어머니에게서 한국 어머니의 정서를 읽게 될 줄은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