연극을 완벽하게 만들려면 현실을 그대로 복제해야 할까요? 저는 이 영화를 보고 한참 멍하니 있었습니다. 주인공 케이든 코타드가 뉴욕의 창고 안에 실제 도시를 그대로 재현하는 장면에서, 이건 예술이 아니라 집착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. 완벽을 향한 욕망이 어떻게 한 사람을 무너뜨리는지, 《시네도키, 뉴욕》은 그 과정을 2시간 넘게 아주 집요하게 보여줍니다. 시네도키 뉴욕 완벽주의가 예술을 삼킬 때완벽주의(perfectionism)라는 말을 저는 꽤 오래 긍정적으로 썼습니다. 여기서 완벽주의란 단순히 꼼꼼한 성격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, 오류 가능성 자체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심리적 강박 상태를 의미합니다. 이 영화의 주인공 케이든이 딱 그랬습니다. 맥아더 펠로우십, 이른바 '천재 장학금'을 받은 직후 그..
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. 《홀리 모터스》를 처음 봤을 때 저는 그냥 이상한 예술 영화 한 편 봤다고 생각하고 넘겼습니다.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주인공 오스카가 리무진 안에서 다음 캐릭터로 분장하는 장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. 관객도 카메라도 없는 공간에서 그는 왜 그토록 처절하게 연기를 이어가는 걸까. 그 질문이 결국 저를 이 글로 이끌었습니다. 홀리 모터스 페르소나 — 우리가 매일 쓰고 벗는 얼굴《홀리 모터스》의 주인공 오스카는 하루에 아홉 개의 서로 다른 인물을 연기합니다. 거지 노파, 모션캡처 퍼포머, 괴물, 암살자, 임종을 맞는 아버지까지. 이 영화에서 저를 가장 오래 붙잡은 것은 그 캐릭터들의 기이함이 아니라,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.심리학에서 말하는 ..